대학원에 다닐 때 독서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 같은 생각은 알겠지만 대낮에 아무도 없이 독서실에 혼자 몇 시간씩 앉아 있는 게 생각보다 조금 무서웠다.

공부도 안되고 신경이 예민해지는 것 같아서 다른 데 신경을 딴 데로 피시방을 갔습니다.

중간에 카페에 갔다가 그 당시에는 모든 분노였습니다.

라는 방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이 있습니다.

. 팬픽이 뭔지도 모르고 들어갔을 때 반지의 제왕 내용을 바탕으로 일화(?) 같은 걸 쓰고 있던 방이었다.

그래서 한번 해봤습니다.

반지의 제왕의 광팬으로서 한국에 존재하는 모든 번역본을 보았기 때문에 내용에 익숙했습니다.

책에서 빠진 부분을 상상하고 채워보려 노력했다.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습니다.

모두 내가 Tolkien의 글을 번역했다고 생각하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썼다고 했더니 고정 팬이 생기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10화 정도를 더 썼다.

하지만 독서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논문 준비에 몰두하던 중 몇 년간 안 가던 카페가 휴게실 카페로 변해 내 글도 다 볼 수 없었다.

그 당시에는 저장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21년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다가 웹소설의 세계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독자와 작가라는 개념보다는 네이버라는 큰 사이트에 내 글을 저장할 수 있다는 개념이 더 강했다.

네이버가 그렇게 쉽게 잠들지 않을 것 같아 안도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대학생들의 러브스토리를 차근차근 써서 올렸습니다.

구독자수, 조회수, 댓글수 등을 몰라서 정말 ‘저장’을 해보았습니다.

글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시간날때마다 저장해두다가 어느날 제 글에 댓글이 달렸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가사를 읽는지 놀라웠다.

정말 고맙지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너무 슬펐어요.

그의 댓글 덕분에 3, 4일에 한 권씩 소설을 썼는데, 2, 3일에 한 번씩 매일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99화까지 저장했는데 어느날 내 글이 사라졌다.

너무 놀라서 아무데나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나는 내 일을 찾고 있었고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정말 울 것 같았습니다.

배신감에 몸서리치며 네이버가 쉬지 못해도 마음대로 글을 지울 수 있다는 생각에 베스트리그라는 자리에 내 글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당시 베스트리그가 좋았던 점을 댓글로 독자들에게 물어본 기억이 난다.

네이버에서 안내 메일을 보내주셨는데 당시 네이버 메일을 사용하지 않아서 챌린지 리그와 베스트 리그의 차이를 잘 몰랐습니다.

여하튼 글이 사라지지 않은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작성해서 다시 올립니다.

내가 베스트 리그에 갔을 때 더 많은 독자들이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얼마나 기뻤는지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독자는 정말로 작가를 키웠다.

당시 내가 쓰고 있던 작품은 . ^^